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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웠던 오늘 수업

  • 작성자김인환
  • 작성일2015-03-18 02:13:11
  • 조회수1252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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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전 경험한 안타까운 일이 있어 여기에 간단히 글을 적습니다.

오늘 듣는 수업 하나가 교수님의 사정으로 저녁에 진행됐습니다.
강의시간 변경에 관하여 일주일 전 수업시간을 통해 교수님이 직접 양해를 구하셨고 공지됐습니다.
교수님이 강의실에 도착하시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와주어 고맙다고 하시며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참석해서인지, 늦은 시간 피곤해서 그랬는지 이곳저곳에서 분위기가 약간은 어수선했습니다.
마침 두 시간짜리 수업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경청하고 있었고 그렇게 수업이 잘 마무리 되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수업이 끝나갈 때 쯤 드러났습니다.
많이 지치고 배가 고팠는지 '수업을 일찍 끝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떤 학생들은 '이건 아닌데' 싶을 정도로 예의를 벗어난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에 그런 노력들이 무색하게 시간이 다 되어 수업이 끝났지만요.

지금까지 학교 수업을 들어오면서 이런 모습 많이 봤습니다.
전공과목이나 교양과목이나, 한국이나 외국이나 다 똑같습니다. 우리 긴 수업 못 버티고 지루해합니다. 저도 학생이지만 수업이 계속되면 집중도 떨어지고 힘들어지죠.

그치만 입장을 바꾸어보면, 수십 명 앞에서 강의하시는 교수님도 힘들 겁니다. 당연히 똑같이 집중력도 떨어지겠죠.
그런데다 거기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으면 교수님 기분은 어떨까요?
제가 만약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학생들의 그런 행동들을 본다면 여러 가지로 참 많은 회의가 들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이요.

교수님을 옹호하려고 시작한 글이 아닙니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교수님과 학생들이었지만 그 이전에 사람 대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의 관계의 기본이 되는 것이 예의와 배려라고 굳게 믿습니다. 제가 상대방을, 상대방이 저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관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약 오늘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다른 지방에 갔다 와서 저녁에 다시 강의를 하러 오신 교수님을 좀 더 이해하려 노력했다면 오늘 수업이 이렇게 안타깝진 않았을 것입니다. 교수님도, 학생도 개운하지 못한 수업이요.

교수님도 물론 자신의 스케쥴 때문에 미안해하고 나름대로 우리를 배려하려고 노력하셨겠지요. 수업이 전적으로 교수님 재량이고 본인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힘든 것 분위기로 다 느끼고 있었겠지만 가르쳐야 하는 입장에서 틀림없이 속으로 적잖이 고민하셨을 거라고 전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배고프고 피곤한 학생들 곁에서 묵묵히 따라와 준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하신 것이겠지요.

학생과 학생간의 예의와 배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이렇게 생각하면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수업 종료 몇 십 분을 앞두고 정말 미친 듯이 배가 고팠으면 수업시간에 나가서 밥 사먹으면 됩니다.
미리 수업시간이 두 시간인 것을 감안해서 수업 전에 미리 밥을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업이 연속이거나 다른 사정이 있었다면, 저처럼, 그리고 배고파도 묵묵히 수업을 듣던 학생들처럼 조금 참아 봐도 됩니다.


교수님 말에 무조건 순종하라는 뜻도 아닙니다.
열린 수업, 교수님과 소통하는 수업, 피드백이 있는 수업, 지향해야 합니다.
하지만 불평과 불만조가 아니라 조금 더 건전하고 건설적이었으면 했습니다. 수업 분위기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고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로 답답한 것이 아니라 끝나고 모두 개운하게요.


이제 우리는 어른입니다. 우리가 하는 한 마디 하나의 행동까지 책임을 질 줄 알아야합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수업을 들으면서 참으로 느낀 것이 많습니다. '혹시 나는'하는 반성과 함께요.



요즘 학교에 '아름다운 교풍 만들기 캠페인'이 활발합니다.
학교가 정부로부터 인정과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기회로 충남대학교가 순풍을 탔고, 이미지 제고에 많이 힘쓰는 것 같습니다.
헌데 교풍 만드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기본적인 사회전반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자란 어른입니다. 대학생이기 이전에 어른으로서,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아름다운 교풍은 큰 노력 없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타깝게도 캠페인을 한다는 사실은 아직 그런 부분이 미흡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두서없지만 글을 죽 쓰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솔직히 이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만한 사정이 있겠지' 하며 속으로만 불편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학생이라는 명분 아래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지 않은가’ 한번쯤 같이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피곤하고 배고팠지만 꿋꿋이 참아 귀감이 된 학생들에게 감사합니다. 나를 되돌아보게 해 준 학생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짧지 않은 글인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로 한사람이라도 느끼고 제가 원하는 바가 전달되었다면, 용기를 낸 저에게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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