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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동문]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 이시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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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동문]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 이시온 작가 사진1
<이시온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작가 이시온이라고 합니다. 유화 위주의 회화작업을 하고 있고, 현재 대전을 중심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충남대에서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 개인전이 성황리에 종료됐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우선 충남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기에 학내에서 개인전을 연다는 것 자체로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오랜 이야기지만, 이 학교 출신인 친언니를 따라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초등학생 시절의 제가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제가 작가가 될 것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열게 될 것도 상상 못한 일들이었기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이 여전히 꿈만 같습니다. 이곳에서의 전시를 허락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MOVER>

Q. 이번 개인전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무엇이었나요?

[MOVER]라는 작품입니다! 저는 매 작품마다 당시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회 현상이나 다양한 관계들에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담아 작업해 왔습니다. 작년에 문득 든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단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나와 내 주변에 벌어질 수많은 변화들은 나의 움직임에서 비롯될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결론이 작가로서 어떤 작업이든 시도할 수 있는 용기와 동기부여가 되어, 지금까지도 ‘움직이자’는 생각 저의 작업과 일상생활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여전히 ‘일단 해보는 거야!’의 자세로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Q.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 개인전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를 통해 근 몇 년간 가진 오랜 생각의 결론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자 했고, 이 일이 갖는 가치와 나의 가치관 사이의 조율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전시에는, 작가의 삶을 살기로 하여, 이 선택이 가진 무게를 온전히 져 내야 하므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자 하는 현재의 삶의 태도가 담겨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는 관객 스스로 한 문장, 한 문장 자신의 이야기를 대입해, 현재의 삶을 좀 더 가까이에서, 객관적이지만 주체적으로 들여다 보며, 우리 모두의 고귀한 삶이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제목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 인문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미술학원 한번 다녀 본 적 없는데, 누구도 그러라고 한 적 없지만 스스로 미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형편에 맞지 않는 사치스러운 꿈일 거란 결론을 내리고, 미술을 그저 수많은 취미 중 하나로 남겨 놓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직장을 다니던 어느 날, 퇴근한 저에게 가족 모두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며 “이제라도 너 하고 싶은 걸 해보는 게 어때?”라고 말했고, 저는 “내가 하고 싶은 게 뭔데?” 라 되물었습니다. “너 미술 하고 싶잖아.”라는 대답에 저는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듯 했고, 한치의 고민도 없이 “그래 좋아!”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무모하고도 뜬금없이 바로 사직서를 내고 미술의 길로 뛰어 들었습니다. 

<‘2022 D_ART+대전청년작가장터’ 아티스트 토크에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작가를 결심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럴 기회가 왔을 때 고민 없이 잡았고, 제 자신도 잘 몰랐지만 미술은 저에게 있어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나는 이제 평생 작가로 살 거야’라고 생각했고, 6년 정도 지난 지금까지 이 생각에 조금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래도 이유를 하나 꼽자면 저도 모르던, 사실 느끼고는 있었지만 꿈꾸지는 못했던 저의 꿈을 정확히 알고 이끌어 준 가족들이 이유라면 이유겠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딘가 한구석 불편한 마음을 잘 숨긴 채, 완전한 행복 속에 살고 있다 스스로를 속이며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서고 나서야 진정한 ‘나’의 인생을 산다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후 구입한 캔버스와 유화물감, 붓 몇 개의 첫 그림은 무엇이었나요?

앞으로 변화할 인생의 시작으로 느껴질 만큼 처음이라 더 특별했던 유화그림은 [야생마-Untamed Heart]란 작품입니다. 그때는 제 그림에 작품이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것조차 쑥스러운 일이었고, 이 그림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까지 커질 것 또한 알지 못했습니다. 선택은 빨랐지만 고심 하여 ‘말’을 그리기로 정했고, 이는 승마를 배웠을 적 말과의 교감에서 어떤 면에선 사람 간의 교감을 뛰어 넘는 듯한 놀라운 감정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때 말을 그리면서 느낀 알 수 없는 동질감이 지금까지도 작품 속에서 저를 대변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대상으로 말의 모습을 빌려 그리게 하였습니다. 

 

<야생마-Untamed Heart> 


Q. ‘작가의 길을 걷겠다’가 아닌, ‘작가의 길을 걸어도 되겠다’고 느낀 순간이 있을까요?

첫 개인전이자 석사청구전을 진행했던 22년 1월의 일주일은 평생 느껴보지 못한 희열과 감격, 만감이 교차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수없이 많은 예술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작가가 되고자 했다면 내 자신의 만족으로만 끝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직전까지도 저의 작품이 이 세상에서 갖을 의미나 쓸모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로지 저의 작품으로 채워진 공간의 문을 연 첫날, 그 간에 고민들에 답을 주려 보내진 이들처럼 관객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작가로 만들었고, 진정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아무것도 해준 것 없는 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저와 작품에 대한 찬사를 보내줄 때의 기분은 가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진심을 담아 그린 저의 그림이 다른 누군가의 진심이 되는 것을 목격한 그때, 제가 작가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수많은 작품 소재 중 ‘말’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말을 그리는 과정에서 느끼는 말로는 표현 못 할 동질감과 애정이 작품 속에서 저를 대변해 주는 존재가 되게 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본능을 간직한 채로 정해진 시스템에 순응하는 말들의 모습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저를 비롯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의 모습을 빌려 그리는데, 말에게 갖는 남다른 감정도 선택의 이유지만, 사실 저의 작품에서까지 굳이 사람을 보고 싶진 않다는 이유가 시작이기도 합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으며, 주변인들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저이기에 ‘사람’이라는 대상 자체가 간혹 정신과 체력을 소모 시키는 존재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형상을 배제하면서 까지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밖에 없는 것이 애정의 증거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래도 저의 작품으로 피로감이 느껴지진 않길 바라며 선하고 순수한 말의 이미지를 빌려 표현합니다. 

이 외에 세상의 이치나 자연의 순리와 같은 것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담은 작품들, 즉 사람 사는 직접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하지 않는 작업은, 주로 산에 오르며 마주하는 장면에 영감을 얻고, 여행지에서 만난 자연풍경의 한 장면이나 일부분을 소재로 그리고 있습니다.

Q. 역동적인 근육이 아닌 한 올 한 올 털로 표현된 부드러운 말의 모습이 색다르면서도 매력적인데요. 표현 방법은 화풍의 차이일까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말을 대상으로 한다면 역동성을 강조하기 마련인데, 말의 일부분을 클로즈업하거나 극단적으로 축소한 모습이 이색적이라는 평을 듣곤 합니다. 이는 말의 모습을 통해 담아내려는 의미의 차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말이란 동물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성별, 나이, 인종 등 불필요한 것들에 집중되지 않게 한 채로 그의 선한 눈빛과 아름다운 형상에 저의 감정을 담아 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제 작품에서의 말은 동물적인 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아닌, 마치 말을 거는 듯 관객을 바라보며 감정의 교류와 생각의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그리고 있습니다.

 

 <TALK TO ME>

Q. 청년 작가로서 더 성장하거나 노력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모든 면에서의 성장을 도모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입니다. 미술을 시작하고 여섯 해를 지나는 중인 현재, 이전을 떠올리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변화했습니다. 여전히 무궁한 발전과 변화를 갈망하기에 앞으로도 작업적으로나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일에 임할 때, 작가로 임하는 모든 일에 지금과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작업에 대해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도전해 나갈 것이며, 그러면서도 이 일이 갖는 숭고한 가치를 잊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Q. 작가님께서 닮고 싶고, 꼭 만나 뵙고 싶은 작가님이 있으실까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기에 다양한 작업들의 선배가 되어줄 세상의 모든 작가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미술을 시작하던 시기에 조소도 함께 배웠었기 때문에 수많은 조각가들과도 이야기 나누고 싶고, 현재의 제가 하지 못하는 추상화 작업을 선보이는 수많은 작가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주변 또래 작가들과의 만남에서도 여전히 매번 배우고 깨닫습니다. 세상 모든 작가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고 있으므로,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은 작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생각은 갈수록 확실해 져, 유명하든 아니든, 나이가 많고 적든지 상관 하지 않고 어떤 이든 만나서 배우고자 합니다. 

Q. 지역에서 활동하시면서 겪은 작가로서의 고충이나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아직까지 저는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불편함은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저에게 주어지기에 과분한 기회들이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임해왔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후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작가들이 작가를 직업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유의미한 전시나 행사 참여의 기회가 늘어나고, 더 많은 작가들에게 주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지역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작가가 있음을 많은 지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열정 있는 작가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와 지원이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그러므로, 계속해서’ 개인전에서>

Q. 작가 이시온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작가가 되기로 마음 먹은 날부터 지금까지 작업에 대한 생각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무엇이 나를 채웠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매일, 매순간이 작업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집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사는 것입니다. 제가 할 일을 알고 집중할 것에 집중하는 것. 작가이니까 끝없이 움직이며 작업으로 보여주는 것. 그 모든 행위에 진심을 다 하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결국 제가 바라는 모습의 작가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아는 분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고 제가 나아가는 길을 지켜봐 주신다면, 그 길이 고되고 길더라도 지치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이렇게 저에 대해 물어 주시고 들여다보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현시점의 저를 돌아보며 작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더욱 단단해지고자 마음먹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궁금하고 알고 싶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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